은행들이 AI 쇼핑 에이전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에이전트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지능'보다 '권한'이다
발행
은행 6곳이 AI 에이전트가 쇼핑과 결제를 대신하는 흐름에 대비해 사기와 개인정보 위험을 경고하고 공동 원칙을 내놓았습니다.
답변을 잘못한 챗봇은 잘못된 정보를 남깁니다. 하지만 구매 권한을 가진 에이전트는 실제로 내 돈을 씁니다. 은행들이 AI 쇼핑 에이전트를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NatWest, Bank of America, ING, Capital One, 뉴질랜드 ASB, 호주 Commonwealth Bank까지 은행 6곳이 9월 22일 '에이전틱 커머스' 공동 원칙을 내놓았습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AI 에이전트가 상품을 고르고 결제까지 대신하는 쇼핑 방식입니다. Reuters는 이들 은행이 사기, 개인정보 유출, 소비자 보호 문제를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은행들이 꼽은 위험은 구체적입니다. 에이전트가 고객의 카드 정보를 받아 웹사이트에 직접 입력하거나, 보호 장치가 약한 결제 수단으로 이끄는 경우입니다. 은행들이 내놓은 원칙은 투명성, 안전, 개인정보와 데이터, 선택권, 상호운용성 다섯 가지입니다.
변화는 숫자로도 보입니다. 영국 백화점 John Lewis에서는 AI 에이전트에서 들어온 검색 유입 비중이 1년 사이 0.3%에서 2.5%로 늘었습니다. 비중은 아직 작지만, 구매 과정에 AI가 들어오는 속도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결제에 사람의 승인을 받아야 할까요? 그렇게 하면 에이전트에게 쇼핑을 맡기는 이점이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내 취향에 맞게 알아서 사 줘"라는 말만으로 무제한 권한을 줄 수도 없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적당한 가격'이나 '믿을 만한 판매자'를 AI가 매번 정확히 해석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법은 내 생각을 AI에게 완벽하게 복제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위임할 수 있는 범위를 결제 시스템에도 적용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주 안에 이 조건의 제품을 배송비 포함 10만 원 이하로 구매해 줘. 중고품과 해외 판매자는 제외해 줘"라고 지시하면, 에이전트는 그 안에서 상품을 찾고 결제합니다. 조건을 벗어나면 구매를 멈추고 다시 묻습니다.
이때 조건을 프롬프트에만 적어 두면 부족합니다. 에이전트 전용 결제 토큰이나 가상카드에 금액, 사용 기간, 가맹점 제한을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 결제 승인 단계에서 실제 주문이 사용자의 지시와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카드사와 결제사도 그 방향의 도구를 내놓았습니다. Visa는 실제 카드 번호 대신 쓰는 에이전트 전용 결제 토큰과, 결제가 사용자가 인증한 구매 지시와 맞는지 확인하는 기능을 개발자에게 공개했습니다. Stripe의 카드 발급 도구(Stripe Issuing)에서도 지출 한도를 걸고 결제 승인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구매 이후도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어떤 조건을 승인했고, 에이전트가 어떤 상품을 골랐으며, 실제로 무엇이 결제됐는지 이어서 기록해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가 생겼을 때 취소, 환불, 분쟁에 필요한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Mastercard도 3월 Google과 함께 사용자의 지시와 에이전트의 결제를 검증 가능한 기록으로 잇는 기술(Verifiable Intent)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결제 취소 버튼만으로 이미 승인된 거래가 되돌아가지는 않습니다. 판매자의 주문 취소와 환불 절차까지 제품에 연결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사업 기회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바로 AI 쇼핑 에이전트용 '권한 관리 서비스'입니다. 쇼핑 앱이나 에이전트 개발사는 API 하나로 사용자의 구매 조건을 저장하고, 결제 직전에 정책을 검사하고, 조건을 벗어난 주문만 승인 요청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게는 "무엇을 왜 샀는지"와 "지금 취소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처음에는 반복 구매나 소액 구매처럼 조건을 명확히 정하기 쉬운 영역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와 결제사가 토큰을 제공하더라도 남는 일이 있습니다. 말로 된 사용자의 요구를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바꾸고, 여러 에이전트와 쇼핑몰, 결제 수단에 걸쳐 적용하는 일입니다. 결제 업계도 플랫폼마다 다른 프로토콜과 환불, 분쟁 처리를 해결 과제로 꼽습니다. 독립적인 서비스가 설 자리는 바로 그 틈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에게 카드를 주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AI가 어디까지 내 대신 결정해도 되는지, 그리고 그 경계를 누가 어떻게 지킬지입니다.
출처
- NatWest Group: Global banks collaborate on principles for trusted agentic commerce, 2026년 9월 22일.
- Reuters: Banks warn AI shopping bots raise scam, fraud, data privacy risks, 2026년 9월 22일. 원문은 Global Banking & Finance Review의 재게재본으로 대조했습니다.
- Visa Developer: Visa Intelligent Commerce, 2026년 9월 23일 확인.
함께 생각해 볼 질문
AI가 내 대신 물건을 산다면,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추천 성능일까, 결제 한도일까?